UPDATED. 2019-12-17 08:21 (화)
모세의 기적이 열리는 섬, 화성 제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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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세의 기적이 열리는 섬, 화성 제부도
  • 유인용 기자
  • 승인 2019.12.17 08: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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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길 열려야 들어갈 수 있는 신비의 섬
섬 곳곳 포토존 마련돼 사진 찍기 좋아…
제부어촌휴양마을에서 다양한 체험도 가능
제부도에서는 지난 2016년 문화예술의 섬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섬 곳곳에 포토존과 탐방로 등이 조성됐다. 사진 / 유인용 기자

[섬플러스=화성] 경기 화성의 제부도는 수도권에 사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가 봤을 섬이다. 제부도를 다녀온 지 3년이 지났다면 다시 한 번 찾아보길 권한다. 지난 2016년부터 문화예술의 섬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섬 전체의 분위기가 화사하게 바뀌었다.

제부도로 들어가는 방법은 딱 한 가지다. 하루에 두 번 ‘모세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바닷길이 열려야만 차량을 통해 건너갈 수 있다. 썰물이 되면 바닷물 아래 잠겨 있던 길이 서서히 드러난다.

두 차례 열리는 바닷길과 워터워크
바닷길은 해저지형 중 주변보다 지대가 높은 부분이 썰물 때 드러나면서 길쭉한 길 모양으로 보이는 것이다. 지금과 같이 차량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도로를 포장한 것은 지난 1980년대 말의 일이다. 그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주민들이 장화를 신고 갯벌에 푹푹 빠지면서 건너는 뻘길이었다. 구불구불한 길이 2.3km의 2차선 도로가 드러나면 바닷길 양편으로는 갯벌이 펼쳐진다.

제부도 바닷길이 열린 모습. 차량이나 버스를 타고 들어갈 수 있다. 사진 / 유인용 기자
바닷길 입구의 워터워크에서는 제부도 갯벌을 조망할 수 있다. 사진 / 유인용 기자

바닷길을 좀 더 여유롭게 즐기고 싶다면 제부도로 넘어가기 전 워터워크를 들러보자. 워터워크는 바닷길 입구에 서 있는 계단 조형물로, 하늘로 올라가는 듯한 모양새라 ‘제부도 천국의 계단’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워터워크 위에 올라서면 바닷길과 멀리로 제부도가 내려다보인다.

바닷물이 차올라있을 때에는 바다 한 가운데에 떠 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고 물이 빠진 상태에서는 발 아래로 드넓은 갯벌이다. 갯벌 위 공중에 떠서 갯벌을 조망하는 느낌이 신선하다. 작은 게들이 꼬물꼬물 기어 다니는 모습도 내려다보이고 구불구불한 바닷길을 타고 차들이 왕래하는 모습도 보인다.

이유성 제부어촌휴양마을 사무장은 “바닷길이 열리기 1시간 전쯤 미리 도착해 워터워크에서 바닷길이 서서히 열리는 모습을 감상하는 것도 추천한다”며 “또한 워터워크에서 제부도 너머로 저무는 일몰을 바라보는 것도 아름답다”고 말한다.

제부도 바닷길은 하루 2회 열린다고 알려져 있지만 하루 종일 열려 있는 날도 있고 하루에 세 번까지 열리기도 한다. 바닷길이 열리는 시간 정보는 해양수산부 홈페이지에서 미리 알아볼 수 있다.

빨간 등대와 제비꼬리길
제부도 문화예술섬 프로젝트는 제부도 주민들을 비롯해 화성시와 경기도, 경기문화재단, 소다미술관 등이 지난 2016년부터 공동으로 추진한 공간 재생 프로젝트다. 이를 통해 섬 곳곳에 아기자기한 조형물과 팻말, 쉼터 등이 만들어지면서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제부도를 대표하는 색은 청량감을 주는 청록색이다.

제부도의 상징 색깔인 청록색으로 꾸며진 포토존. 사진 / 유인용 기자
제비꼬리길을 따라 탑재산에 올라 바라본 제부도 북쪽의 풍경. 멀리 안산의 누에섬과 풍력발전기가 보인다. 사진 / 유인용 기자

섬 북서쪽으로는 제비꼬리길이라는 트레킹 코스가 조성됐다. 선착장의 빨간 등대 부근에서 시작해 해안을 따라 걷다가 탑재산의 능선을 타고 등대로 되돌아오는 원형 코스다. 해안 트레킹과 짧은 등산을 함께할 수 있으며 모두 도는 데에 소요되는 시간은 약 한 시간이다.

해안 코스는 옆으로 바다를 끼고 걸어볼 수 있도록 나무데크로 만들어졌다. 데크는 일부분 바닥에 자갈을 깔아 지압 효과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데크 사이마다 제부도 이름이 적힌 청록색의 작은 팻말이 붙어 포토존 역할을 한다.

데크길이 끝나는 지점의 하늘의자는 바닷가나 수영장에서 비스듬히 누울 수 있는 비치의자를 크게 만들어놓은 모양새다. 엉덩이를 깊숙이 붙인 채 다리를 쭉 뻗고 앉으면 정면으로는 통유리 너머로 반짝이는 서해를 감상할 수 있다.

하늘의자에서 방향을 틀면 탑재산으로 오르는 길이다. 능선을 넘나드는 길 중간에는 하늘둥지라고 이름 붙은 전망대가 여러 곳 있다. 사방이 나무로 만들어져 그 이름처럼 산 중턱에 커다란 둥지를 틀고 앉은 듯하다. 제부도 바닷길과 빨간 등대가 멀리 내려다보이는데 전망을 볼 수 있는 방향은 통유리로 만들어지거나 트여 있어 시원하게 조망할 수 있다. 하늘둥지 안의 의자에 앉아 바람을 맞다 보면 등산으로 맺힌 땀이 쉬이 마른다. 길 내내 양편으로 소나무가 우거져 가벼운 산림욕을 즐길 수 있다.

INFO 제부어촌휴양마을
주소 경기 화성시 서신면 제부리 해안길 421-18

제비꼬리길 한편에 자리한 하늘의자. 사진 / 유인용 기자
제비꼬리길 곳곳에는 나무로 만들어진 전망대인 하늘둥지가 조성돼 쉬어갈 수 있다. 사진 / 유인용 기자
크고작은 전시회가 열리는 제부도 아트파크. 사진 / 유인용 기자
크고작은 전시회가 열리는 제부도 아트파크. 사진 / 유인용 기자

해수욕장 따라 걸어보기
제비꼬리길을 둘러보았다면 이번엔 배를 채울 차례다. 관광지로 유명한 섬이니만큼 제부도에서는 식당을 찾기 쉬운데 특히 섬 서쪽의 해안을 따라 식당들이 줄지어 서 있다. 쫄깃한 면발에 바지락을 넣고 끓인 바지락칼국수부터 시원한 물회, 매콤한 회덮밥, 푸짐한 회 정식까지 신선한 해산물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면 정면으로 보이는 해안은 제부도해수욕장이다. 가을의 해수욕장은 울음소리가 고양이를 닮은 괭이갈매기가 점령한다. 제부도에서 특히 많이 보이는 괭이갈매기는 사람들이 가까이 가도 도망가지 않는다. 한가로운 오후에는 삼삼오오 바닷가에 모여 앉아 다리를 접고 웅크린 채 바다 풍경을 감상하고 있는 모습이 마치 사람 같다.

해수욕장의 북쪽 끝은 탑재산이고 남쪽 끝은 매바위다. 매바위로 걸어가는 길도 새로운 제부도 스타일로 꾸며놓았다. 시소처럼 양쪽으로 흔들거리지만 절대 넘어지지 않는 의자, 바에 앉은 듯 서해를 보고 앉아 반짝이는 바다를 감상할 수 있는 의자, 머리 위로 그늘이 만들어져 편하게 앉아서 쉬어갈 수 있는 의자 등 쉼터가 다양해 지루하지 않다. 길 중간에 만날 수 있는 컨테이너 박스 세 개를 겹쳐놓은 듯한 건물은 제부도 아트파크로, 시기마다 작은 전시회가 열리는 문화 공간 역할을 한다.

제부도 서쪽 해안에 남북으로 곧게 뻗은 제부도해수욕장. 사진 / 유인용 기자
제부도해수욕장을 따라 일렬로 식당들이 늘어서 있다. 제부도에서 맛본 바지락칼국수. 사진 / 유인용 기자

매가 살았다는 매바위
해수욕장을 따라 남쪽으로 쭉 내려가면 거대한 기암괴석 세 개가 바다 위에 떠 있는데 먼 옛날 매가 살았다고 전해지는 매바위다. 본래는 육지였지만 파도의 침식을 받으면서 떨어져 나가 섬이 됐다. 비록 지금은 매가 살지 않지만 바위를 가까이에서 보면 파도를 온몸으로 받아낸 날카로운 흔적들을 품고 있다. 현재 방영 중인 KBS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서 강종렬(김지석 분)과 필구(김강훈 분)가 전복 피크닉을 즐겼던 암석해안 촬영지가 바로 매바위다. 매바위는 밀물 때는 섬이지만 바닷물이 빠지면 육지와 연결돼 걸어서 가볼 수 있다.

매바위에서 정면으로는 사발을 엎어놓은 것처럼 생긴 섬 도리도가 떠 있고 오른편 멀리로는 부처가 누워 있는 모양을 닮았다는 입파도가 보인다. 매바위 인근은 암석해안이라 썰물이 되면 돌 틈 사이로 작은 게들이 기어가는 모습도 관찰할 수 있다.

제부도는 남쪽의 매바위를 꼭짓점으로 해 섬이 역삼각형 모양으로 생겼다. 매바위에서는 섬의 동쪽과 서쪽 해안을 모두 볼 수 있는 셈이다. 서쪽 해안이 곧게 뻗은 해수욕장이라면 동쪽 해안은 섬 주민들의 생업의 터전이다. 드문드문 어민들의 그물이 걸려 있고, 바닷물이 얕은 시기에는 멜빵바지처럼 생긴 긴 장화를 신고 바다로 직접 나가 고기를 낚고 있는 어민들의 모습도 보인다.

제부도 남쪽 끝 매바위의 모습. 최근 방영 중인 KBS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촬영지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사진 / 유인용 기자
제부도로 들어가는 5번 마을버스. 사진 / 유인용 기자

제부어촌휴양마을을 통하면 다양한 어촌 활동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다. 날이 춥지 않으면 갯벌에서 바지락을 캘 수 있고 굴 따기나 낙지 잡기도 가능하다. 실내에서는 조개 조형물을 넣은 향초, 글자가 적힌 에코백, 아기자기한 조개 목걸이 등을 만드는 체험도 운영한다.

이유성 사무장은 “수도권에서 가까운 제부도는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고 낙조가 아름다운 섬이니만큼 1박 이상 머물며 푹 쉬어가기 좋은 곳”이라며 “사전 요청 시 제부도 외에 화성의 또 다른 볼거리를 경유하는 여행 코스를 직접 짜 드리기도 한다”고 말한다.

제부도 하면 이미 꽤 유명한 관광지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최근 문화예술의 섬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새 옷을 입은 제부도는 이전과는 또 다른 멋이 있다. 선선해진 이 가을 제부도를 찾아야 할 이유다.

Tip 제부도 가는 방법
제부도로 들어가는 정기 여객선은 없으며 육지와 섬을 잇는 바닷길이 열려야만 섬으로 들어갈 수 있다. 대중교통의 경우 5번 버스가 바닷길을 건너 섬 안까지 운행한다.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매 정시에 제부도24할인마트 뒤편의 송교리 종점에서 출발하며 섬을 한 바퀴 돌고 다시 나오는 데에 20분가량 소요된다. 서울 사당역, 군포 금정역, 수원 수원역에서 제부도 입구까지 오는 버스가 있다.
주요 정류장 종점~제부초소~제부도 선착장~제부랜드~매바위~제부소방서~캠핑장 입구~제부초소~종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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